아이 넷을 키우며 매주 2.3리터 우유 5통 이상을 구입하는 일산 장경란 주부는 만만치 않은 우유 구입가격에 힘들어 한다. 항상 기웃거리는 우유 매대는 PB브랜드가 있는 곳이다. 장씨에게 우유 재고량 예기는 한숨만 나오는 답답한 현실일 뿐이다. 장씨는 수십년째 변하지 않는 우유 가격이 원망스러울 따름이다.

그렇다고 유제품 가공업체들이 덕을 보는 것도 아니다. 이들 업체들은 우유가 안 팔린다고 너나없이 아우성이다. 최근 5년동안 쌓인 재고량이 최고조에 달했다고 주장한다. 사실 국내 우유 재고량은 올해 3월까지 약 24만4천톤에 달한다. 이는 2010년 1만2천6백톤에 비하면 약 20배 가량 늘어난 수치다. 덩달아 분유 재고량도 2010년 약 1천톤에서 2015년 약 2만여톤으로 크게 늘어났다. 소비자와 업체 모두 불만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재고가 커져도 물가상승률에 비례해 가격을 내리지 못하게 하는 원유가격연동제, 그리고 업체가 의무적으로 원유를 구입해야 하는 원유쿼터제 때문이라는 게 정설이다.

업체들이 남는 우유로 분유, 치즈 등을 만들어 수익 개선에 나섰지만, 이 또한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이유는 수입분유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분유 수입은 2000년 약 3천6백톤 정도였지만, 지난해의 경우 2만3천톤에 달했다. 그렇다고 해외로 수출하기도 어려운 처지다. 국산 원유는 수입 대비 3배 가량 높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우유 관련 산업의 규모는 2014년 약 2조4천억원으로 추정한다. 최근 정부, 협회, 제조업체가 다양한 해결 방안을 내놓았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없는 한 어려움은 계속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계영 기자  rivalnew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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